안동 여행 – 부용대, 하회마을 – 201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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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쩍 지나가 버린 점심 시간을 뒤로하고 하회마을로 향했다.



가기 전에 병산서원을 보는게 우선 과제였고, 하회마을은 “될대로 되라. 시간 없으면 말고.” 정도의 생각으로 찾아간 곳이다.



 



 



 



병산서원을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버스정류장을 내게 물어본 사람이 있었다.



나도 잘 모르지만, 목적지가 같아, 나도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주고 이런저런 얘기 끝에 여행 잘하라는 인사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다른 여행객들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하회에서 모두 내렸다. 병산서원 들어가는 사람은 열명 남짓.



 



 



 



포장된 도로가 끝나고 버스는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



버스 정류장도 아닌 곳에 버스가 서고 할머니들은 내리고 타셨다.



참 보면서도 신기하고 재미난 모습. 이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버스가 아니라 택시일지도.



 



 



 



 



 



 



 



버스의 종점인 병산서원 주차장에 차가 도착했다. 30여분 정도의 버스 대기시간 동안 병산서원을 모두 둘러보아야 하는 일정이 아쉬웠지만



주어진 30분을 최대한 알차게 구경하자는 마음으로 병산서원의 이곳 저곳을 열심히 기웃거리며 사진으로 그날의 기록을 남겼다.



기울어 가는 해의 황금빛과 한옥에 드리워 지는 그림자는 참 푸근하고 부드러웠다.



 



 



 



 



병산서원 구경을 다 마치고, 병산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넒은 모래톱이 펼쳐져 있었고



모래톱의 한쪽 끝에는 지는 햇빛을 받은 갈대가 반짝이고 있었다.(억새일지도 모르겠지만…)



낙동강의 여기 저기가 4대강 공사의 흔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지만 적어도 병산서원 앞의 낙동강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이런 모습이 어쩌면 이제 보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그저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보이는 건 아니었다.



 



 



출발하기 전 버스에 올라 어디를 갈까 생각하는 도중, 아까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그 사람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혹시 하회 가나요? 가면 같이 구경할래요…?”



정말 감사한 얘기였다. 혼자 구경하기도 심심할것 같아 대강 둘러보고 나올 참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심심하지 않을것 같았다.



부용대에 올라 같이 하회마을을 보고, 하회마을로 돌아와 여건이 되면 찜닭도 먹자고 얘기를 하고, 하회마을로 갔다.



하회마을에 내려 부용대 가는 배가 있는지 물어보니, 오늘은 강이 얼지 않아 배가 출발할거라는 이야기.



하회마을 구경은 뒤로 제쳐두고, 부용대로 같이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보트는 열심히 낙동강을 왔다갔다 하며 사람들을 강의 이쪽 저쪽으로 나르고 있었다.



보트에 앉아 숨을 고르고 낙동강을 바라보니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웠다. 거기에 지는 해까지.



하회마을 주변의 모습은 점점 극적인 일몰시간의 풍경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정말 부용대에 가고 싶었다고 하는 그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부용대로 오르기를 10여분.



발아래로 하회마을과 낙동강이 보였다.



 



 



 



 



와…



내가 서울에서 보았던 한옥마을의 그런 느낌이 아닌, 저녁 밥짓는 연기가 폴폴 피어 오르고



시간이 지나 지붕에서 내린 이엉 타는 냄새가 어렴풋이 비치는 그런 사람냄새 나는 풍경이었다.



 



 



 



 



그런 풍경에 푹 빠져, 사람들이 다 내려가도록 부용대에 앉아 멍하니 하회를 바라다 보고 있었고, 해는 지평선 아래로 들어가 버렸다.



 



 



 



풍성한 만족감 속에 다시 배를 타고 하회마을로 넘어와 찜닭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일하는 아저씨를 붙잡고 찜닭집을 물어도 보고, 이곳저곳 기웃거린 끝에 찜닭집에 들어갔다.



한옥집 문간방에 들어가 몸도 녹이고, 찜닭도 먹고, 밥맛을 돋울 막걸리 한잔까지. 정말 맛있는 밥상이었다.



버스 막차시간에 쫒겨 좀 급하게 밥을 마시다 시피 한것 빼고는.



 



그렇게 버스를 타고 안동으로 나와 부산으로 다시 내려간단 그 사람을 배웅하고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찾았던 하회마을에서의 또하나의 추억을 갖고



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젠 안동도 내일이면 마지막날 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