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 부석사 (2012.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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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 부석사 (2012. 05. 15.)

예전 한참 MBC의 어떤 프로에서 책읽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할 때 눈에 들어온 책이 하나 있었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무량수전이라는 곳이 영주의 부석사에 있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고 그곳에 꼭 가보고 싶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여행을 미루고 미루다 이번의 한가한 때를 이용해 부석사를 여행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희안하게 경북은 내게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을 주었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목표로 2011년 하반기 공개채용을 시도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취업에 실패하고 더욱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야 했지만 마음을 잡지 못했고, 기어이 2012년 새해를 4일 남겨두고 안동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렇게 다녀온 여행에서 재충전을 할 수 있었고, 이때 충전한 에너지는 2012년 상반기 취업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경북이 이런 특별한 생각을 갖고 있던 나는 이번에도 영주에서도 새로운 기분을 느껴보고자 여행을 떠났다.

 

 

지난 연말에 찾았던 청량리 역과 지금의 청량리역은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청량리 발-착의 ITX 청춘이 다니고 있다는 것 정도? 북적북적한 인파를 지나 청량리발 안동행 무궁화호를 찾아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플랫폼에서 본 안동행 무궁화 호. 왠지 지난 안동 여행때 탔던 그 특실 열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 사진을 좀 뒤적여 보면, 저 열차번호랑 같은 열차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텐데.

청량리발 안동행 무궁화 호에는 항상 특실이 연결되어 있다. 이 특실은 과거 새마을호에서 사용되었던 객차를 약간의 수선을 거쳐 무궁화호의 특실 객차로 사용하는 열차이다. 이름은 무궁화호지만, 열차는 새마을호에서 사용하던 열차기 때문에 승차감은 상상을 뛰어넘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썩어도 준치라고 과거 대한민국 최고등급 열차 아닌가. 개인적으로 프랑스산 KTX보다 이 구특전의 승차감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열차표를 예매하게 되면 약 2~3%의 할인이 가능해 몇백원이라도 아끼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15000원 정도의 이 열차에서는 300원밖에 아낄 수 없지만, 통행요금이 비싼 KTX로 올라가면 얼마정도 더 아낄 수 있으니 이 돈을 아껴서 껌이라도 한통… : )

 

 

 

여러 역들을 지나고 지나 영주역에 도착했다. 영주는 자리한 위치적 특성 때문에 경북지역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이다. 영동역에서는 청량리역, 강릉역, 부전역으로 가는 열차가 정차하며 이 열차들을 타면 경북에서 경남, 강원, 충청, 서울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기관차 승무사무소가 영주역에 존재하며, 지방에 위치하는 역임에도 상당히 열차가 자주 도착하고 출발하는 역이다. 또한 내일로 기간에는 침대객차를 역 구내에 세워두고 내일로 여행객들이 싼 가격에 숙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주어 내일로 여행자들의 중요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역이다. 단 이번 2012년에는 여수 엑스포를 겨냥한 관광 야간열차에 그 침대객차가 동원되어 숙소로 이용할 수 없다고 하니 잘 확인해 보고 이용하길!

 

 

영주역에서 기차를 내려 찬찬히 둘러보고 나서 영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아 나섰다.
안동에서는 역 바로 근처에 여행자 안내센터와 버스정거장이 모여있어 처음 안동을 찾은 관광객도 어렵지 않게 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처음 온 여행자를 위해 주요 관광지와 버스 승차번호, 소요 시간을 정리한 쪽지를 나눠주어 교통 이용에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영주는 여행자 안내센터가 없고 관광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안동과 비교했을 때 대중교통 이용이 편하지 않았다.
지도를 찾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마침 버스 또한 바로 출발을 해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부석사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부석사의 입구 바로 아래까지 버스가 들어가 부석사 입구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또한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목에서는 각종 산나물이나 더덕을 캐다 파는 어머니들이 계셔서 향긋한 더덕 향이 좋았고, 기분좋게 걸을 수 있었다. 또한 매표소를 지나서는 푸르게 우거진 은행나무길이 있어서 시원한 녹색을 구경하며 올라갈 수 있었다. 게다가 초록색이 너무 많아 심심할만도 한데,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알록달록한 연등을 달아주어 초록색 나무들 사이에서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해 주었다.

아래에서 부터는 별 다른 설명보다는 사진 위주로 여행기를 진행한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기 보다는 부석사 건물 자체를 보며, 구경하는 시간을 갖는게 어설픈 설명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부석사 일주문

 

부석사 당간지주

 

경내의 오른쪽에 있는 탑

 

경내의 왼쪽에 있는 탑

 

범종루

 

안양루

 

안양루

 

안양루 앞의 석등

 

무량수전

 

무량수전 편액

 

선묘각

 

3층석탑

 

조사당

 

자인당

 

응진전

 

3층석탑 앞에서 내려다 본 부석사 가람 배치

 

부석사 이름의 유래가 된 ‘부석’
돌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을 보면, 희미하게 ‘부석’이라는 한문이 음각되어 있는것이 보인다.

 

 

삼성각

 

부석사 범종

 

영주에 도착하자마자 숨쉴틈 없이 부석사까지 이동해서 부석사를 둘러봤다. 점심으로 먹은것은 기차안에서 먹은 샌드위치 한개가 전부. 배도 출출하고 날이 더워 목도 마르고 해서 부석사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 막걸리를 한잔 마셨다. 아는 사람이 담궈다 준다는 인삼막걸리. 여기에 전까지 한장 먹으니 배도 든든하고 갈증도 시원하게 내려간다. 버스가 내려가는 시간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부석사 주차장 주변을 둘러보고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부석사를 내려온 버스는 영주시를 달리다 잠깐 봉화로 경계를 넘었다 다시 영주로 돌아온다. 부석사에서 영주로 가는 길은 계속해서 시골 풍경이 이어지고, 건강하게 작물을 길러내기 위해 밭 여기저기에 부려놓은 거름 냄새가 정겹다.

 

 

영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내려 영주역 기준으로 시외버스 터미널의 정 반대에 있는 찜질방으로 걸어간다. 낮에 정신이 없어 촬영하지 못했던 영주역도 마지막으로 한방 찍고, 찜질방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든다.

-첫날 여행 끝.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