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2일차 – 6/1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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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온다. 비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은 조금 했었지만, 막상 오니 돌아다닐 일이 갑갑. 일정 중에 신발파는 곳이 보이면 조리를 사자 생각하고 라이잔 문을 나섰다. 아침 요기로는 200엔짜리 토스트.

이번에 처음 타보는 케이한 전철. 그래도 노선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여기저기 물어보며 교토로 가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래도 망하지 않고(?) 환승도 잘 하며(얼씨구?) 교토까지 이동~

첫 목적지로 정한 후시미 이나리다이샤 까지는 교토 시내에서 급행(준급이였나?)을 타고 나가다 단바바시에서 환승을 해야 했다. 단바바시역에서 일반열차에 앉아 출발을 기다리면서 사진을 한장 남긴다.

비가 내리는 후시미 이나리역. 사진에 어렴풋이 보이는 빗줄기가 이번 여행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후시미 이나리역에서 내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 까지 가는 길에는 JR도 지나간다. 오사카에서 교토 구간은 JR과 사철의 경쟁이 여기저기 치열한 곳이다. 그래서 왠지 두 구간은 소요시간도 비슷하고, 요금도 비슷하고 하다. 덕분에 승객은 좋고.

신사 앞에 펼쳐져 있는 그렇고 그런 상점가.

시뻘건 신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쁘다면 이쁠수도 있고, 깜짝 놀랠수도 있는 색^^;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의 상징(?)과도 비슷한 이삭을 물고 있는 여우 상. 왜 이 여우가 상징이 되었는지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고. 나는 잘 모르므로 자세한 언급은 Pass.

사업의 번창과 개인의 안녕을 빌때 쓰게 되는 작은 도리이. 이쪽은 술과 관련된 신이 모셔져 있어, 술집의 번창을 기원하는 도리이가 많다고 한다.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내용이지 않을까 추측만.

아무래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 자꾸 젖어오는 컨버스 때문에 여행 혹은 사진에 집중도 안되고. 아무래도 여행을 설렁설렁. 보는것도 설렁설렁.

그래도 비오는날에 촬영을 하면 좀 더 괜찮은 사진이 나올까 기대를 하고 찍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가보다.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도리이를 세운 날짜들…

이나리 타이샤 경내 안내도이다. 내가 돌아보고 온 곳이 아마 저 왼쪽 귀퉁이 까지만 보고 왔을것이다. 원래 예정이라면 꼭대기까지 한바퀴 돌아보고 오려 했지만, 비오는날, 젖어버린 신발을 신고 오랫동안 걸어다는것은 고역중의 고역이었다.

이나리 대사를 나가기 전, 외쿡인 아저씨를 배경으로 한컷.

6월 말경, 시즌이 시즌이라,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몰리는 때여서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도후쿠지로 가는 길, 비가 정말 지긋지긋하게 내렸다. 비를 피하기 위해 카페를 찾아봤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카페는 여기서는 왜이렇게 안보이는지… 가방에는 빗물이 고여 중간중간 몇번이나 고인 물을 버리고, 남의집 차고 아래에서 잠시 비를 피하며 지도를 보고, 그중에 사진은 또 찍고. 딱 봐도 불쌍한 여행객으로 보이는 비주얼이었을 거다.

카페 메모리

위치는 여기쯤

그렇게 걸어가던 와중, 반갑게도 영업중인 카페를 찾게 되었고, 체력 보충도 하고, 카페인 보충도 할 겸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담배를 피우시는 쿨한 여사장님과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이 담배를 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한 15분쯤 뒤에는 나도 같이 수다를 떨고 있더라. 이래서 바테이블이 사람들을 사귀기엔 좋은 곳인지도 모르는 일. 커피맛이 좋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편안한 분위기속에 쉬다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체력을 보충하고 도착한 곳은 도후쿠지다. 어마어마하게 큰 건물과, 잘 정리된 경내. 그리고 한산한 내부. 경내를 한바퀴 돌며 사진을 남겼다. 조금 춤해지는 것 같았던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더 거세졌다. 날씨 미워…

도후쿠지에서 북쪽으로 좀 더 올라가보면, 잘 정리된 경내 구역을 볼 수 있다. 다녀온지 6개월이 다 된 지금으로써는 사진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는 것 이외엔 자세한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검색중 알아낸 것이, 돈을 내고 건너갔던 다리가 츠텐교라는것.

츠텐교에서 내려다 본 계곡. 싱그러운 초록이 참 좋다.

우거진 녹색 사이로 빼꼼이 보이는 회랑.

츠텐교…

츠텐교를 건너 둘러보다 보면, 카이산도에 도착하게 된다. 여전히 미친듯이 내리는 비에, 구경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바퀴는 둘러보자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아…젖은 컨버스…

한바퀴를 돌고, 한곳에 앉아서 쉴 수 있게 자리가 마련된 회랑에 앉아, 모래로 그린 그림을 잠깐 보며, 휴식. 정말 비내리는 날의 여행은 사람이 지치게 만든다.

나가기 전 출구쪽을 보고…

정신없이 도후쿠지 경내를 둘러보고, 나가는 길에 본 신록의 단풍잎.

원래는 단풍이 참 유명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단풍을 볼 수는 없었다

경내를 빠져나와 다른곳으로 또 이동을 시작한다. 츠텐교와 평행선상에 위치한 외부 통행용 다리. 츠텐교를 닮았다.

밖에서 건네다 본 츠텐교의 모습.

노란구미의 오사카 교토 나라에서 본, 다녀온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던 작은 식당 겸 카페. 점심 런치 메뉴가 가능해 비도 피할 겸, 점심도 해결할 겸, 카페로 들어갔다. 깜짝 놀란건 정말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께서 장사를 하신다. 70대는 훌쩍 넘어보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 할머니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내리시고, 할아버지는 식당 한쪽에서 파스타 면을 휘휘 볶으신다. 누군가 보면 불안해 보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본인의 일을 무리없이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멋있어 보였다.

바테이블에서 보이는, 자동 커피 머신과 커피 캔. 특이하게 전화번호부 책(?)에 칼을 꽂아 두신다. 하하.

커피는 Key Coffee를 주로 취급을 하시는지, 여기저기 보이는 Key coffee 깡통들.

저 드립퍼에 할머니가 내려주신 칼리타 커피는, 뜨거웠지만, 진득한 맛이 좋았다. 아 생각나…

이렇게 먹게 된 이날의 점심은 오징어와 날치알이 들어간 파스타 볶음(?)이었다. 정확한 메뉴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런치 가격에 즐길수 있었다.

걷고 또 걷고 또 걸어서 교토 국립 박물관으로 이동.

하지만 교토 국립 박물관은 리뉴얼 공사중이었고, 주변에 있는 유적지들은 가봤던 곳들. 이때는 마침 미미즈카를 생각하지도 못했다. 위 사진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내려갔어도 미미즈카가 나왔을 텐데. 이상하게 되어버린 일정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일정을 조금씩 수정해 가면서 다른 일정을…

시조도리에서 사진 한장을 남기고, 교토부 문화 박물관을 찾아 이동한다. 과거 은행으로 사용하던 근대 건축물과 신관 건물을 이용해 교토의 변천사 및 근대사를 전시하고 있다는 박물관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 전시자료가 많지는 않았고, 은행으로 사용하던 근대 건축물이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과거 은행으로 사용되었던 건물. 은행 창구 안쪽에서 출입문 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2층까지 뚫린 구조의 건물.

외부에서 본 위의 건물이다. 전형적인 근대 건축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험난한 날씨 덕에 걸어다니기가 영 좋지 않아, 니시키 이치바(니시키 시장)을 돌아다녀 봤지만, 시장안에 있는 ABC마트라 그런지, 아저씨 가죽조리밖에 팔지 않아 구입 실패. 그래서 다시 ABC 마트를 찾던 중, 교토역 앞 요도바시에 쇼핑센타가 있는걸 확인하고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조리를 구입할 수 있었다. 결국은 요도바시에서 조리를 사다니…! 그래도 젖은 컨버스를 벗고 이제 시원한(?)발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고여있는 빗물도 첨벙거리며 귀가를 서두르기로. 여행기 막바지에 하는 말이지만, 이날 태풍 경보덕분에 많은 비가 예상되었던 날이다. 예상은 딱 맞았지 뭐…

귀가 전 오가와 커피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 커피 마시러 가는 길에 보이는 ROHM 회사를 보면서 잘 알았던 형 한명도 잠깐 생각하고, 쉬다가 숙소로 복귀를 서둘렀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빨래도 좀 하고, 저녁으로 사간 도시락도 까먹고, 맥주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이렇게 험난한 또 하루가 갔다.

아이 다이나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