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1 카메라 사용기: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클래식
오랜시간 꿈이었던 카메라
올림푸스의 OM-1,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카메라다. 1972년에 처음 등장한 이 모델은, 당시 시장을 뒤흔든 혁신적인 소형화와 경량화를 자랑했다. OM-1은 수동 조작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기계식 필름 카메라로, 올림푸스의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걸작이다. 전설적인 카메라 디자이너 마이타니가 설계한 OM-1은,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고 가벼운 카메라는 곧 성능이 떨어진다’는 당시의 편견을 깬 카메라였고, 그 결과로 OM-1은 전문가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특히, 뛰어난 내구성과 정밀한 조작감은 오랜 시간 동안 필름 카메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꿈꾸던 카메라를 사다
하지만 OM-1의 높은 가격은 내게 큰 걸림돌이었다. 중고 시장에서 상태가 좋은 모델은 여전히 고가였고, 쉽게 구매를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OM-1을 찾아보던 중,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상태가 매우 좋은 OM-1이 합리적인 가격에 올라온 것을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발견해 연락을 주었고, 고민 끝에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다. 마침내 오랜 갈증을 해소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빠른 결과 확인을 위한 Diafine 현상약
카메라를 손에 넣은 후,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름 한 롤을 촬영했다. 처음 촬영한 결과물을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Diafine 현상약이었다. Diafine은 독특한 두 단계 현상 방식으로 노출에 대해 유연하게 반응하는 현상약이다. 이 덕분에, 첫 롤의 사진들이 다양한 조건에서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Diafine은 필름의 감도 범위를 넓혀주어, 노출 오차에 대해서도 관대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했다.
정확한 노출과 완벽한 동작 상태
현상된 결과물은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카메라의 셔터 속도, 조리개, 노출계가 모두 정확하게 작동했고, 필름의 질감은 사용한 현상약을 생각하면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랜 시간 보관된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OM-1은 여전히 완벽하게 동작하고 있었다. 특히 셔터 소리가 SLR카메라 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숙한것이 신기했다. 이 카메라가 단지 역사적인 기념품이 아니라, 여전히 실용적인 도구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Diafine으로 첫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이제는 더 익숙한 Xtol 현상액을 사용해 새로운 필름을 현상 해 보려 한다. 평소 사용하던 약품으로 다른 카메라와의 결과 차이를 직접 볼 수 있다면 이 카메라의 진정한 성능을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촬영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이 카메라와 함께 할 사진 여정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늘 촬영했던 결과물들을 정리해 포스팅 한다. 사진이 사진으로 보일 만큼의 적당한 보정을 했고,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함께 볼만한 수준의 사진들을 골라 공유 해 본다. 아무쪼록 이 카메라의 결과물이 궁금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Fin.
Olympus OM-1 / F.Zuiko Auto-S 1:1.8 f=50mm / Kentmere100
금촌 집. 파주.
2024. 8. 29.
익명
크!! 뿌듯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