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유난히 더 조용한 아침이었다. 귀가 멍 한건가 싶었다. 전날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고 늦게 집에 들어온 탓에, 쉽게 잠이 깨지 않았다. 전날 마신 술 때문에 귀가 더 멍한건가 생각했다가 다시 선잠에 들 무렵, “눈온다.” 어머니의 이야기에 안경도 쓰지 않은 눈으로 … Continued
독립 선언의 현장, 모두의 공간으로. 하노이 시내의 동부, 그곳으로 가면 하늘이 활짝 열린 광장이 한 곳 있다. Ba Dinh Square. 녹음이 짙은 여름이건, 스산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도는 겨울이건 이곳은 열려있다. 주변의 고색 창연한 프랑스 식민양식의 건물들과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 Continued
시간이라는 씨줄과 사람이라는 날줄로 엮어낸 장소, Hanoi Old quarter. 통칭 Hanoi Old Quarter라는 구역은 정확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Hoankiem 호수의 북쪽에서부터 더 북으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Dong Xuan 시장까지를 이야기 한다. 꽤나 좁다란 길에 얽히고 설켜 오가는 사람들을 처음 본다면 … Continued
세상의 많은 것들은 변한다. 우리는 종종 변하지 않기를 원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변하지 않을거라 굳게 믿었던 것들이 변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변화는 때때로 절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할아버지.” 우리집 마루의 가운데. 나에게 … Continued